스테이블코인은 이제 단순한 “코인 하나”가 아니라,
전 세계 디지털 결제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질문 하나가 생기죠.
“스테이블코인에 가장 적합한 블록체인은 어떤 구조인가?”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은 현재 이더리움(Account 기반) 위에서 돌아가지만,
결제∙송금 같은 실제 사용자 경험(UX) 중심의 영역에서는
오히려 UTXO 기반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왜 그럴까?
이 글에서 완전히 정리해드릴게요.
1. UTXO vs Account —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구조적 차이
🔸 Account 모델(EVM)
- 주소가 **잔액(balance)**을 직접 가지고 있는 구조
- 은행 계좌와 비슷
- 주소 상태(State)를 전 세계 노드가 공유하고 유지해야 함
- 스마트컨트랙트도 “상태(state)”를 저장하는 계정 역할
즉, **전역 상태(Global State)**를 모두가 공유합니다.
🔸 UTXO 모델(Bitcoin, eCash 등)
- 주소는 잔액을 갖지 않음
- 각각의 “동전 하나(UTXO)”가 독립적인 객체
- 블록체인은 오직 다음 두 가지 상태만 기록함:
- UTXO가 새로 생성(Created)되었는가
- UTXO가 이미 사용(Spent)되었는가
즉, 공유하는 건 “잔액”이 아니라
개별 동전의 ‘있다/없다’만 기록하는 구조입니다.
2. UTXO 모델의 핵심: “상태를 공유하지 않는다”
이 문장이 바로 UTXO의 핵심이자
스테이블코인 UX를 완전히 바꿔놓는 지점입니다.
✔ Account 모델은 “잔액”이라는 상태를 공유한다
→ 모든 노드가 주소의 최신 잔액을 유지해야 함
→ 이를 업데이트하려면 가스가 필요
→ 전역 상태 변경 = 비용 증가, 병목 발생
✔ UTXO 모델은 상태를 거의 공유하지 않는다
→ 주소는 잔액을 갖지 않음
→ 개별 동전(UTXO)이 존재하는지 여부만 기록
→ 잔액은 “계산 결과”일 뿐, 저장되는 상태가 아님
즉, 공유되는 정보가 적을수록 확장성과 속도는 좋아진다는 얘기.
3. 스테이블코인에서 가장 큰 문제: “2토큰 문제”
이더리움 기반에서는 흔히 이런 일이 발생합니다:
- USDC만 있는 지갑
- 가스(ETH)가 없어서 전송 불가
- 상대가 받더라도, 상대도 ETH가 없으면 다시 전송 불가
이걸 흔히 **2-Token Friction(2토큰 마찰)**이라고 부르죠.
“토큰은 있는데 가스가 없어서 못 보내는 이상한 구조”
이 문제 때문에
온체인 결제를 일반인이 사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4. UTXO 모델은 이 문제를 ‘태생적으로’ 해결한다
UTXO는 다음 특징을 가집니다:
✔ 하나의 트랜잭션 안에
- 수수료
- 전송 금액
- 거스름돈
등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 가스 토큰이 별도로 필요 없다
비트코인·eCash 계열의 UTXO 체인은
각 UTXO 자체에서 수수료를 자동 차감하는 방식이 가능하기 때문.
그래서 이렇게 된다:
“USDX만 있어도 USDX를 보낼 수 있다.”
이 경험은 스테이블코인 결제에 있어
ATM, 은행, 카드보다도 더 자연스럽다.
5. UTXO는 동시성(Concurrency)에 강하다 → 결제 시스템에 최적화
Account 모델은 전역 상태를 공유하므로:
- 동시에 많은 트랜잭션이 몰리면 충돌 발생
- 병목 ↑
- 가스 ↑
- 처리량 제한
반면 UTXO는 상태 공유가 거의 없기 때문에:
- 병렬 처리 가능
- 처리량 확장성 높음
- 거래 충돌 없음
- 필요 가스 모델이 없음
즉, 실시간 결제 환경에서
UTXO는 구조적으로 훨씬 안정적입니다.
6. 스테이블코인에 UTXO가 유리한 ‘진짜 이유’
✔ 1) “1토큰 UX” 구현 가능
오직 스테이블코인 하나만으로도
보내기/받기가 완벽하게 작동함.
✔ 2) 합리적인 소액 수수료
동전을 분할/통합하는 방식이라
수수료 계산이 단순하고 예측 가능함.
✔ 3) 병렬 처리 가능 → 높은 TPS
전역 상태가 없으니 병목이 없음.
✔ 4) “디지털 현금”과 가장 가까운 구조
현금처럼:
- 동전 하나하나가 독립적이며
- 상대방에게 직접 건네주는 모델
✔ 5) 전 세계 실물 결제 시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음
계정 기반의 “가스 문제”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에서 실패하는 나라(베네수엘라 등)가 많음.
반면 UTXO 기반 결제는
실제로 이미 상용화가 됨.
7. 결론: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는 UTXO에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시스템이다.
결제라면 다음 조건이 필수다.
- 빠른 속도
- 낮은 수수료
- 단일 토큰 UX
- 단순한 보안 구조
- 병렬 확장성
- 지갑이 가볍고 빠를 것
이 조건 가운데
계정 기반(EVM)이 충족할 수 있는 건 극히 제한적이다.
반면 UTXO는 태생 자체가 결제용이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과 결합하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한다.
“왜 안정적인 디지털 달러를 쓰는데
ETH 같은 제2의 토큰이 필요해야 하는가?”
이 질문이 사라지는 곳,
그곳이 바로 UTXO 기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