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글은
Chainlink가 주최한 기관 대상 블록체인·디지털 자산 컨퍼런스에서 열린 패널 세션 내용을 바탕으로 합니다.
패널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 Ryan Lavell – Chainlink, Capital Markets Director (사회자)
- DTCC – 글로벌 예탁결제 인프라
- Citi – 글로벌 은행, Treasury & Trade Solutions 디지털 자산 총괄
- Taurus – 스위스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토큰화 인프라 기업
주제는 딱 하나였습니다.
“Collateral Mobility & Liquidity –
담보와 유동성이 블록체인 위에서 어떻게 재설계되고 있는가?”
아래 내용은 이 패널에서 나온 핵심 메시지를
투자자·온체인 분석가·빌더 관점에서 다시 정리한 버전힙니다.
“담보가 잠겨 있던 시대는 끝난다”
요즘 뉴스만 봐도 이런 단어들 쏟아지죠.
- 토큰화(Tokenization)
- 온체인 담보(On-chain Collateral)
- Stablecoin 결제
- 기관용 블록체인 네트워크
문제는…
도대체 뭐가 실제로 돌아가고 있고, 뭐가 그냥 마케팅인지 헷갈린다는 거예요.
이번 글은 그 부분을 정리합니다.
25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담보 시장에서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것들”만 골라서 정리한 글입니다.
Chainlink, DTCC, Citi, Taurus가 한 자리에 모여 토론한
“Collateral Mobility & Liquidity 패널 토크” 내용을 기반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이 글에서 정리할 것
이 글 끝까지 읽으면, 적어도 이 4가지는 확실히 잡고 가실 수 있어요.
- 전통 금융이 실제로 어디까지 토큰화를 쓰고 있는지
- 왜 담보 이동성(Collateral Mobility)이 핵심 키워드인지
- DTCC·Citi·Taurus가 공통으로 말한 ‘진짜 난관’이 무엇인지
- 앞으로 12~24개월 안에 눈으로 보게 될 변화의 신호들
1. 담보(Collateral)가 진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통 금융에서 담보는 늘 이랬습니다.
- 이동이 느리고
- 서류와 수작업에 의존하고
- 결제와 정산이 T+N 구조로 밀리고
- 그 사이 자본은 그냥 “묶여” 있죠.
그런데 지금은 구조가 바뀌고 있습니다.
- 블록체인 +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 담보와 유동성을 실시간에 가깝게, 프로그래머블하게 움직이려는 시도가
- 글로벌 기관들 사이에서 이미 “실험 → 파일럿 → 부분 상용화” 단계로 들어왔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숫자 하나.
📌 글로벌 담보 시장 추정 규모: 약 25조 달러
이 시장에서 효율이 1%만 개선돼도
수십억 달러 단위의 자본이 풀려납니다.
기관들이 이걸 그냥 보고 있을 리가 없겠죠.
2.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시장 구조와 신뢰다”
2-1. Taurus: “커스터디 → 토큰화 → 고객 간 연결”이 진짜 시작점
스위스 기반 디지털 자산 인프라 기업 Taurus는 이렇게 말합니다.
처음부터 “담보 모빌리티!”를 외치며 시작한 게 아니라고요.
- 초고보안 커스터디 플랫폼을 먼저 구축
- 특정 자산군부터 지원 → 점점 범위를 확장
- 그리고 나서, 체인/스마트컨트랙트에 구애받지 않는 토큰화 플랫폼을 만들었죠.
진짜 ‘Aha Moment’는 그 다음에 왔습니다.
- 글로벌 펀드 커스터디언들이
- 자산을 토큰화해서 2차 시장에서 거래하면서도
- 실제 자금은 여전히 커스터디 계정 내에서 안전하게 유지되는 구조를 실현했을 때.
고객 입장에서는 이게 명확합니다.
“우리 문제 하나가 진짜로 해결됐다.”
이때부터 담보 이동성은 개념이 아니라 ‘서비스’가 됐고,
다음 단계인 인터뱅크 온체인 결제 시스템으로 자연스럽게 진화합니다.
2-2. DTCC: “기술은 이미 된다. 문제는 시장 구조와 법이다”
미국 예탁결제기관 DTCC의 메시지는 더 직설적입니다.
“담보 이동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줄이고, 묶인 자본을 푸는 일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시장 구조와 신뢰 문제다.”
왜일까요?
- 결제의 최종성(Finality)
- 법적 집행 가능성(Enforceability)
- 규제·법률 체계 안에서의 인정(Legal Recognition)
이게 정리되지 않으면,
아무리 기술적으로 “실시간 담보 이동”이 가능해도
기관들은 본격 도입을 못 합니다.
즉,
“블록체인으로 다 됩니다”가
기관에겐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규제와 법, 시장 인프라까지 포함해 책임지는 구조냐?”
이게 진짜 질문입니다.
2-3. Citi: “현금(cash)을 못 토큰화하면, 다른 자산도 못 간다”
10년 전, R3에서 각종 자산을 토큰화하던 시절,
항상 마지막에 막히던 지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현금 레그(Cash Leg)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채권·주식·부동산을 토큰화해도
결제는 결국 기존 은행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Citi Token Service의 목표는 단순합니다.
- 우선 현금부터
- 글로벌에서 마찰 없이(frictionless)
- 24/7/365 수준으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들자.
현재 이 서비스는
- 미국, 영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가동 중이고
- 대형 이커머스 기업이
- 미국 → 아시아로 공급업체 대금을 실시간으로 보내는 데 실제 사용 중입니다.
재미있는 건,
처음에는 “야간/주말에 쓰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평일·영업시간에도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죠.
결국 현금을 제대로 토큰화하지 못하면,
다른 자산의 토큰화도 끝까지 가지 못한다는 걸
Citi가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3. 파편화 vs 표준화: “각자 자기 체인을 만드는 시대”의 끝
3-1. DTCC의 진단: 지금은 “파편화(Fragmentation)”의 시대
DTCC는 이렇게 말합니다.
- 지금까지 업계는
- 각자 자기 인프라, 자기 체인, 자기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 혁신 초기에 이건 당연한 흐름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파편화라는 큰 부메랑이 돌아옵니다.
그래서 앞으로 핵심은 “표준(Standards)”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표준은 “모두 같은 블록체인을 쓰자”가 아닙니다.
- 데이터·파일·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 같은 언어, 같은 구조, 같은 의미 체계로
-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래서 DTCC는
- CSD, 클리어링하우스, SWIFT 등과 함께
- 데이터 표준 + 법률 표준 + 상호운용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Citi의 토큰화 현금,
Taurus가 토큰화한 증권,
외부 퍼블릭 체인 자산이“서로 안전하게 섞여서” 움직이려면
결국 표준이 필수기 때문입니다.
3-2. 스위스의 사례: CMTA 표준, 그리고 100% 도입률
Taurus가 있는 스위스는 2019년부터 움직였습니다.
- 대형 로펌
- 증권거래소
- 자산운용사
- 은행들
이 모여서,
“자본시장용 토큰화 표준(CMTA)”를 만들었고,
- 주식·채권·펀드 등 증권 토큰화의
- 법적 구조
- 기술적 구현(스마트컨트랙트)까지
오픈소스로 제공했습니다.
5~6년이 지난 지금 결과는 이렇습니다.
📌 스위스에서 실제로 시장에 나온 실물 자산 토큰화 프로젝트는
100% CMTA 표준을 사용 중
이게 주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규제·인프라·시장 참여자가 함께 만든 표준이 있을 때,
토큰화는 진짜로 ‘스케일’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각자 다른 스마트컨트랙트가 오히려
운영·보안·컴플라이언스 리스크를 폭발적으로 키운다.”
4. 규제·컴플라이언스·프라이버시: 온체인에서 어떻게 풀고 있을까?
4-1. “화이트리스트 만들면 되잖아?”의 한계
과거엔 이런 식이었죠.
“허용된 주소만 거래하게 하면 되는 거 아냐? 화이트리스트 만들면 끝이지.”
하지만 패널의 공통된 결론은 이겁니다.
- 화이트리스트는
- 한 시점에 고정된 리스트일 뿐이고
- 국가별 규제 변화
- 거래 상대방의 상태 변화
- 리스크 조건 등을
동적으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
그래서 DTCC는
- 토큰 자체에 컴플라이언스 룰을 코딩하는 방식을 연구 중입니다.
- SEC/CFTC 규정이면 이 조건
- 유럽이면 또 다른 조건
- 싱가포르면 또 다른 조건을
토큰이 “알아서” 준수하도록 만드는 구조죠.
이론상으로는,
- 미국에서 발행된 증권 토큰이
- 싱가포르에서 결제되고
- 유럽에서 거래되는 것도
하나의 코드 레벨에서 관리할 수 있는 그림입니다.
4-2. Taurus: “초고보안 + 프라이버시 + 규제 준수” 삼각형 맞추기
Taurus가 보는 세계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 보안
- 고객 자산을 지키는 초고보안 커스터디는 “필수”
- 연결성(Connectivity)
- 이제는 다른 은행·자산운용사와 서로 연결되는 네트워크가 아니면
비즈니스 가치가 제한됨.
- 이제는 다른 은행·자산운용사와 서로 연결되는 네트워크가 아니면
- 프라이버시 & 규제 준수
- 대부분의 고객이 규제된 기관이기 때문에
- KYC, Travel Rule, Proof of Reserves 등
규제 요구사항을 프로토콜 레벨에서 반영 중
- KYC, Travel Rule, Proof of Reserves 등
- Aztec Layer2 등과 함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면서도 규제에 맞는 토큰 구조를 연구·오픈소스로 공개.
- 대부분의 고객이 규제된 기관이기 때문에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합니다.
“규제를 지키면서도 실제로 돈이 도는,
수익성 있는 온체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만들자.”
여기에 스테이블코인 발행·토큰화 증권 배포 등이
하나의 ‘월드 가든(walled garden)’ 인프라 위에서 돌아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5. 앞으로 12~24개월 안에 보게 될 “진짜 변화의 신호” 3가지
마지막으로, 패널에게 이런 질문이 던져졌습니다.
“1~2년 뒤, 우리가 이 자리에서 다시 모였을 때
지금 말한 것들이 실제로 실행되고 있다는 걸 보여줄
눈에 보이는 지표는 뭐가 될까?”
5-1. 시그널 ① 토큰화 인프라가 “그냥 일상(Business as Usual)”이 될 때
- Citi Token Service에서
- 고객 수
- 거래량
- 지원 통화·자산·네트워크가 계속 늘어나고
- 야간·주말이 아니라
평일 영업시간에도 “그냥 쓰는 인프라”가 될 때
“토큰화된 현금 네트워크가
특별한 게 아니라,
그냥 우리가 쓰는 결제 인프라 중 하나가 되었을 때그게 첫 번째 시그널입니다.”
5-2. 시그널 ② “계좌(account) 경제 → 지갑(wallet) 경제”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때
DTCC는 2026년을 이렇게 상상합니다.
- 지금은 많은 기관들이
디지털·온체인 플랫폼을 ‘그냥 그림자 장부(Shadow Record)’처럼 쓰고 있지만, - 앞으로는 실제 주 장부(primary record)로 쓰기 시작할 것이고,
- 동시에
“계좌 기반 사고방식 → 지갑 기반 사고방식”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할 것.
문제는 은행들이 여기에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모든 것이 ‘지갑’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제에서
은행 시스템은 계좌에 맞춰 설계되어 있습니다.이 간극을 줄이는 작업이
앞으로 몇 년간 가장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필요한 변화입니다.”
5-3. 시그널 ③ 스테이블코인이 “진짜 은행 간 결제 통화”로 쓰이기 시작할 때
Taurus가 꼽은 두 가지 포인트는 이렇습니다.
- 스테이블코인이
- 크립토 트레이딩 용도만이 아니라
- 은행들 간 전통 금융 비즈니스의 정산 수단으로
본격 사용되기 시작하는 것.
- 지금 각자 섬처럼 존재하는
- 프라이빗 체인 생태계들이
- 퍼블릭 체인과 연결되거나
- 서로 상호운용을 시작하는 것.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기 시작하면,
“이 산업은 말뿐인 PoC(개념증명) 단계를 넘어
‘스케일링 단계’에 진입했다고 봐도 된다는 신호입니다.”
마무리: 지금 우리가 챙겨봐야 할 관전 포인트
마지막으로, 이 패널 토론을 온체인 분석가·투자자·빌더 입장에서 정리해보면
지금은 딱 “인프라의 판이 깔리는 단계”입니다.
앞으로 1~2년 동안, 특히 이 세 가지를 주의 깊게 보면 좋겠습니다.
- 어떤 기관이 토큰화를 “그냥 일상 인프라”로 쓰기 시작하는지
- 예: Citi Token Service, JP Morgan, BoA 등 글로벌 은행들의 실제 사용 사례
- 어떤 표준이 시장에서 사실상 ‘디폴트’가 되어가는지
- 스위스 CMTA처럼,
“실제 상용 프로젝트 80~100%가 택하는 포맷”이 무엇인지
- 스위스 CMTA처럼,
- 스테이블코인이 어디까지 ‘정식 결제수단’으로 인정받는지
- CEX/DeFi를 넘어,
B2B 결제·국제 송금·기관 간 정산에 얼마나 깊이 들어오는지
- CEX/DeFi를 넘어,
이 세 가지는
온체인 담보·유동성 인프라 위에서
어떤 비즈니스와 콘텐츠가 가능해질지를 결정짓는 기준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