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한 줄 요약
이더리움 푸사카(Fusaka) 업그레이드는
“L2까지 포함해서 한 번에 훨씬 더 많이, 더 싸게 처리할 수 있게 만드는
‘인프라 공사’ 업그레이드”
입니다.
- 메인넷 하드포크 일정: 2025년 12월 3일 예정
- 블록 가스 리밋: 4,500만 → 1억 5,000만 가스(150M) 로 대폭 상향
- 핵심 키워드: PeerDAS(피어 데이터 가용성 샘플링), Verkle Tree(버클 트리), L2 수수료 인하, 노드 부담 완화
1. “푸사카” 이름부터 정리
푸사카(Fusaka)는 사실 두 이름을 합친 말이에요.
- Fulu : 이더리움 컨센서스 레이어(Beacon chain) 쪽 업그레이드 별명
- Osaka : 실행 레이어(Execution layer) 업그레이드 이름
→ 둘을 합쳐서 Fu-sa-ka라고 부릅니다.
이전 업그레이드인 Pectra 다음에 오는 단계이고,
이더리움 로드맵 상으로는 여전히 “The Surge(스케일링 단계)”에 속해 있어요.
2. 푸사카가 해결하려는 “진짜” 문제
2-1. 지금 이더리움의 병목
이미 아는 것처럼, 이더리움은
- 탈중앙성·보안성은 좋지만
- 처리량(TPS) 과 수수료에서 늘 고민이 있었습니다.
Dencun 업그레이드로 도입된 블롭(blob) 덕분에 L2 수수료는 한 번 크게 떨어졌어요.
하지만 그 이후에도 이런 문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 L2가 올리는 데이터량이 계속 증가
- 전체 블롭 데이터를 매번 다 받는 노드 입장에서는
- 저장 공간
- 네트워크 대역폭
부담이 점점 커짐
- 그러다 보면
- “진짜 탈중앙”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집에서도 돌릴 수 있는 노드”가
점점 힘들어질 위험이 있음
- “진짜 탈중앙”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집에서도 돌릴 수 있는 노드”가
2-2. 푸사카의 목표를 아주 쉽게 말하면
“L2가 마음껏 데이터를 올려도,
노드 한 대당 부담은 오히려 줄여보자.”
그래서 방향이 이렇게 잡혀 있습니다.
- 블록당 담을 수 있는 데이터(가스·블롭 용량)는 크게 늘리고
- 각 노드가 실제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량은 줄이는 구조
이걸 가능하게 해주는 핵심 기술이 바로 PeerDAS와 Verkle Tree 입니다.
3. 핵심 기술 ① PeerDAS – “샘플만 봐도 알 수 있게”
3-1. 기존 방식: “모두가 모든 걸 다 받는다”
Dencun 이후, L2는 트랜잭션 데이터를 블롭(blob) 형태로 이더리움에 올립니다.
지금 방식은 단순해요.
- 블록에 포함된 블롭 데이터를
- 검증자·노드들이 전부 내려받아서 확인
→ 네트워크가 커질수록, 노드에 요구되는 저장공간·대역폭이 계속 커짐.
3-2. PeerDAS: “데이터를 쪼개서 랜덤 검사”
푸사카에서 도입되는 PeerDAS(Peer Data Availability Sampling, EIP-7594) 의 아이디어는 간단합니다.
“모든 노드가 모든 데이터를 다 받을 필요는 없다.
데이터를 잘게 쪼갠 뒤,
여러 노드가 서로 다른 조각을 랜덤하게 샘플링해서 검증하면
‘전체 데이터가 잘 올라와 있다’는 걸 확률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
즉,
- 블롭을 많은 조각으로 나누고
- 각 노드는 일부 조각만 받아서 체크
- 네트워크 전체가 서로 다른 조각을 나눠서 보게 되니
→ “어디선가 데이터가 빠져 있으면” 금방 들통 남
결과적으로:
- 노드 한 대당 데이터 처리량↓
- 네트워크 전체로는 블롭 처리 가능량↑ (L2 수수료 인하 여지 확대)
3-3. 사용자가 체감하는 변화
일반 사용자는 PeerDAS라는 말을 평생 안 들어도 됩니다.
다만 결과는 이렇게 체감될 가능성이 큽니다.
- 롤업(L2) 수수료가 한 번 더 의미 있게 내려갈 수 있고
- NFT 민팅, 온체인 게임, 디파이 트랜잭션이
“이제는 그냥 써볼 만하다” 수준으로 안정화될 가능성이 커짐
4. 핵심 기술 ② Verkle Tree – “가벼운 노드의 시대”
4-1. 지금까지는 Merkle Patricia Trie
이더리움은 계정 잔액, 컨트랙트 상태 같은 “상태(state)” 를
Merkle Patricia Trie라는 자료구조로 저장해왔습니다.
문제는,
- 네트워크가 커질수록 이 상태 트리가
크고 복잡하게 비대해진다는 점 - 특정 계정 상태를 증명하려면
꽤 많은 데이터를 보내야 해서
라이트 클라이언트/light client가 완전 가볍게 돌기 힘들다는 것
4-2. Verkle Tree가 해주는 일
Verkle Tree는 “더 똑똑한 머클 트리”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핵심 포인트는:
- 증명 데이터(proof) 크기가 훨씬 작아진다.
- 특정 계정·컨트랙트 상태가 맞다는 걸 증명할 때
필요한 데이터 양이 확 줄어든다. - 그래서:
- 라이트 클라이언트가 훨씬 가벼워짐
- 심지어 “무상태(stateless) 클라이언트” 로 가는 길도 열림
- 노드를 돌리기 위한 하드웨어 요구사항이 장기적으로 완화
즉, Verkle Tree는
“이더리움을 누구나 집에서, 노트북에서도 굴릴 수 있는 방향으로
다시 한 번 밀어주는 기술”
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5. 블록 가스 리밋 150M – “한 블록에 더 많이”
푸사카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숫자 변화 하나:
- 블록 가스 리밋
- 기존: 약 45M 가스
- 푸사카 이후: 150M 가스 (약 3배 이상 확대)
이 말은 곧:
- 한 블록 안에
- 더 많은 트랜잭션
- 더 복잡한 스마트컨트랙트 실행
을 넣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무작정 올리면 좋기만 한 건 아니라서,
- DoS(서비스 거부) 공격 위험,
- 노드 CPU·메모리 부담 증가
같은 이슈를 고려해서 여러 클라이언트 팀이
테스트넷에서 계속 벤치마크를 돌려온 상황입니다.
6. 푸사카에 포함되는 EIP들 – “굵직한 것만”
정확한 EIP 개수는 자료마다 약간 다르지만,
대략 10여 개 안팎의 핵심 EIP가 묶여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 EIP-7594 – PeerDAS
: 블롭 데이터 샘플링 방식 도입 (L2 데이터 처리량 확장) - Verkle 관련 EIP 세트
: 상태 저장 구조를 Verkle Tree로 전환하기 위한 변경들 - Gas 리밋 상향 및 가스 비용 조정 관련 EIP들
: ModExp(모듈러 지수 연산) 등 무거운 연산 가스 비용을 현실에 맞게 조정
흥미로운 점은,
- “EOF(EVM Object Format)” 같은 굵직한 기능은
복잡도가 높아서 푸사카에서 제외되거나 축소되었고, - 다음 업그레이드인 Glamsterdam 쪽으로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 덕분에 푸사카는
“무리해서 이것저것 다 넣기보다,
스케일링 핵심(특히 PeerDAS)에 집중한 업그레이드”
로 방향이 정리된 상태입니다.
7. 타임라인 – 지금 어디까지 왔나?
- 2025년 상반기
- Pectra 업그레이드 완료 (계정 추상화 등 포함)
- 2025년 중반~하반기
- 여러 devnet, Holesky / Sepolia / Hoodi 테스트넷에서 푸사카 리허설 진행
- 2025년 12월 3일
- 메인넷 푸사카 하드포크 예정일
이 시점에 맞춰 클라이언트 팀(게스, 프리즈마, 네더마인드 등)들이
버전 업데이트와 버그 수정, 블롭 큐 처리 로직 등을 정리 중입니다.
8. 각 주체별로 정리: “나한테 뭐가 달라지나?”
8-1. 일반 사용자 / 투자자
- L2(Arbitrum, Optimism, Base, zkSync 등)에서
수수료가 한 번 더 내려갈 가능성 - 혼잡한 시기에도 트랜잭션이
덜 막히고, 덜 비싸질 확률↑ Phemex+1 - 업그레이드 자체가 가격 상승을 보장하진 않지만,
기관·개발자들이 “이더리움에서 계속 빌드할 이유”를 강화하는 이벤트로 보는 분위기
블로그용 포인트
“이번 업그레이드는 ‘단기 호재’라기보다,
이더리움이 앞으로 10년 더 쓰일 수 있는
도로·하수도 공사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가깝다.”
8-2. 디앱 개발자·L2 프로젝트
- 블롭 용량 확대 + PeerDAS 도입으로
L2 데이터를 훨씬 많이, 싸게 올릴 수 있는 여지 - 온체인 게임, 고빈도 디파이, 소셜 그래프 같은
데이터 헤비한 서비스에 유리한 환경 - Verkle Tree 기반 환경에서
라이트 클라이언트·모바일 지갑 쪽 UX/보안 설계를 더 공격적으로 시도 가능
8-3. 노드 운영자·검증자
- PeerDAS 덕분에
“블롭 전체를 다 받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되면서
장기적으로는 하드웨어 요구사항 압력 완화 - 반대로,
150M 가스 시대의 블록은 더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 최적화
- 모니터링 툴 개선
이 필수가 될 전망
9. 리스크와 한계도 같이 봐야 하는 이유
푸사카는 분명 야심찬 업그레이드지만, 리스크도 있습니다.
- PeerDAS 구현 난이도
- 데이터 샘플링 로직이 버그 없이 돌아가지 않으면
“데이터는 없는 데, 있다고 착각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음
- 데이터 샘플링 로직이 버그 없이 돌아가지 않으면
- Verkle Tree 전환 과정
- 상태를 기존 구조에서 새 구조로 옮기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성능 문제, 버그 가능성
- 상태를 기존 구조에서 새 구조로 옮기는 과정에서
- 가스 리밋 상향의 부작용
- 잘못 설계하면 특정 공격 벡터(DoS 등)에 취약해질 수 있음
- 기대 과열 vs 현실
- 과거 업그레이드들처럼,
“기술적 진보”와 “단기 가격”은 꼭 함께 움직이지 않음
- 과거 업그레이드들처럼,
그래서 개발자들은
- 너무 많은 기능을 한 번에 넣지 않고
- 일정 범위로 스코프를 좁혀서
“테스트가 충분히 가능한 범위”로 푸사카를 설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0. 마무리
푸사카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이 더 빨라진다”라는 한 줄로 설명하기엔 아쉬운 업데이트입니다.
핵심은 L2가 올리는 데이터의 바다를 감당할 수 있는 인프라,
그리고 누구나 노드를 돌릴 수 있는 탈중앙성을 함께 지키는 데 있습니다.
PeerDAS와 Verkle Tree, 150M 가스 리밋은
모두 이 목표를 향한 서로 다른 퍼즐 조각입니다.당장 내 지갑 잔고가 늘어나는 변화는 아니지만,
앞으로 5년, 10년 뒤에도
이더리움 위에서 수많은 서비스가 돌아갈 수 있느냐를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