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암호화폐 투자자들께서 이날을 기다리셨을 것 같은데요.
드디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사흘째인 현지 시간 1월 23일, “디지털 금융 기술 분야 미국 리더십 강화”라는 행정명령에 전격 서명했습니다.
이 행정명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미국을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기 위한 첫 번째 포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명령에는 특히 스테이블코인 관련 연방 규제 조치와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의 설립, 발행, 홍보 금지 조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자산 시장에 관한 대통령 실무 그룹” 설립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번 행정명령의 주요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소프트웨어의 자유로운 개발과 배포:
암호화폐 채굴 및 검증 활동에 참여하고, 불법적 감시 없이 자유롭게 거래할 권리, 디지털 자산을 스스로 보관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합니다. - 스테이블코인 개발 촉진:
합법적이고 규정을 준수하는 USD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개발을 지원합니다. - 은행 서비스에 대한 공정한 접근:
모든 시민과 민간 기업이 법을 준수하는 한 은행 서비스를 공정하고 개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강화합니다. - CBDC 발행 금지:
모든 기관은 미국 내외에서 CBDC 설립, 발행, 홍보를 금지하며, 기존 계획과 조치를 즉각 종료해야 합니다. - 기존 규제 취소:
2022년 발표된 “디지털 자산의 책임 있는 개발 보장” 및 “디지털 자산에 대한 국제 참여 프레임워크”를 취소합니다. - 디지털 자산 실무 그룹 설립:
국가경제위원회(National Economic Council) 산하에 디지털 자산 시장을 다룰 대통령 직속 실무 그룹을 설립합니다. 이 그룹은 AI 및 암호화폐 특별고문이 이끌며, 주요 장관 및 규제 기관 위원장들이 참여합니다.
시장 반응: 비트코인은 조용했다
그런데요, 이토록 기대를 모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비트코인과 다른 주요 암호화폐의 시세에 큰 변동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왜 그런지 생각해 봤습니다. 트럼프는 암호화폐와 관련된 대부분의 약속을 이행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정말로 기다려 왔던 비트코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즉,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 자산으로 지정한다”거나 아직 ‘채굴되지 않은 비트코인은 모두 미국산이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것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비트코인과 여러 암호화폐의 시세를 상승시킬수 있는 파급력을 지녔는데 말입니다.
저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의 의도를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관심사는 언제나 미국 달러의 부흥이었습니다. 암호화폐, 특히 비트코인은 트럼프에게 있어 어디까지나 달러의 수요를 증대시키기 위한 도구에 불과합니다. 만약 전 세계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달러보다 선호하고 사용하게 된다면, 이는 트럼프에게 재앙과도 같은 일이겠죠.
이러한 관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약에서 비트코인을 제외하고, 스테이블코인 등 달러 중심의 암호화폐에 초점을 맞춘 행정명령을 발표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행정명령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내용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시장에는 많은 스테이블코인이 존재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합법적이고 규정을 준수하는 USD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사용을 촉진한다”라고 명시했습니다. 이 한 문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명확히 드러납니다. 트럼프가 바라보는 암호화폐 시장은 결국 ‘디지털 달러의 세계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왜 연방준비제도(FED)가 직접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지 않는 것일까요?
행정명령에서는 FED가 CBDC를 발행하거나 홍보하는 것을 명확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USD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테더(Tether)와 서클(Circle)입니다.

이 두 회사는 모두 민간 기업입니다. 반면 FED는 민간 기업이긴 하지만 정부의 영향 아래 있는 국가 기관으로 간주되죠. 만약 FED가 직접 디지털 달러(CBDC)를 발행한다면, 달러를 사용하는 전 세계 국가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현재도 종이 달러 발행으로 인해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FED가 CBDC를 발행하게 된다면 글로벌 경제는 더더욱 FED의 통제에 의존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민간 기업이 USD 기반의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는 것은 이러한 반발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자유의 나라’라는 가치 아래 민간 기업의 활동을 막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테더와 서클 같은 민간 기업을 통해 USD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간접적으로 허용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뉴스가 있었습니다. 바로 1월 25일, 서클사가 USDC를 80억 달러 추가 발행한다는 발표가 있었죠.
표면적으로는 테더와의 경쟁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이는 민간 기업이 실행하는 양적완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USD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은 모두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수록 미국은 국채를 더 많이 발행하는 셈이 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의 지속적 자금 조달로 연결됩니다.
앞으로도 서클사뿐만 아니라 테더 역시 계속해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 스테이블 달러는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세계 무역의 중심에 서게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가 그리는 ‘암호화폐 수도 미국’의 핵심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USD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점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두 번째로,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조치라는 점입니다.
행정명령에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여러 암호화폐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중심의 암호화폐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인 발판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행정명령에 서명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의 AI 및 암호화폐 차르(책임자)인 데이비드 삭스에게 건넨 말이 인상적입니다.
“암호화폐가 올라가는 게 맞죠?”라는 질문과 함께 서명 후에는 “미국을 위해 우리는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고 강조했죠.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상승을 통해 미국 내 자본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를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암호화폐를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려면?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미국의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려면, 관련 법안 개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단순히 대통령의 명령만으로는 즉각적으로 실행할 수 없는 부분이죠. 이러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하원에 ‘암호화폐 소위원회’가 설립된 것입니다.
이 소위원회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미국의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기 위한 법안 검토와 실행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SEC의 SAB 121 폐지, 더 큰 파급력?
하지만 저는 많은 분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SAB 121 폐지가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는 것보다도 더 강력한 가격 상승 촉매제라는 점입니다.
SAB 121은 기업이 암호화폐를 보유하거나 관리할 때 이를 부채(Liability)로 분류하고, 관련 리스크와 재무적 영향을 공시하도록 요구하는 규제였습니다.
이 규제는 암호화폐 산업 성장에 큰 제약이 되었으며, 기업들이 암호화폐 자산을 매수하거나 보유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SAB 121 폐지 또는 완화가 이루어진다면, 미국 기업들이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보유하는 문턱이 낮아질 것입니다.
암호화폐는 더 이상 ‘부채’가 아닌 ‘자산’으로 인식되며, 기업들이 직접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매수하고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열리게 됩니다.
기업들이 암호화폐를 적극적으로 매수하게 되면, 이는 시장 신뢰를 강화하고 가격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암호화폐 기업들의 미국 집중
이와 같은 규제 완화로 인해, 전 세계의 많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자국의 규제를 피해 미국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명령의 핵심 기조인 달러 패권 강화와 암호화폐 산업 활성화를 더욱 촉진할 것입니다.
결국 이번 행정명령은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시장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달러 패권을 디지털 시대에도 유지하기 위한 강력한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행정명령에 대한 제 두 가지 견해를 이야기해보았는데요.
이 중 하나가 맞을 수도 있고, 둘 다 틀릴 수도 있겠죠.
그냥 “이런 관점도 있구나” 정도로 가볍게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암호화폐의 세계적인 흐름은 더 이상 막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현재 암호화폐의 가격이 많이 상승했지만, 저는 여전히 무궁무진한 기회가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함께 배우고 준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에겐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저와 함께 암호화폐 공부를 지속해 가시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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