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 ZKP)은 한 사람이 어떤 비밀 정보를 알고 있음을, 그 비밀 정보 자체를 공개하지 않고 증명할 수 있는 암호학적 기법입니다. 쉽게 말해, 증명자는 자신이 어떤 비밀을 알고 있다는 사실만을 보여주고, 그 비밀의 구체적인 비밀의 내용은 전혀 누설하지 않습니다.
1. 주요 특징
- 완전성 (Completeness):
만약 증명자가 주장하는 내용이 참이라면, 정직한 증명자가 검증자를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 건전성 (Soundness):
증명자가 거짓된 내용을 주장할 경우, 검증자는 이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즉, 거짓 증명이 성공할 가능성이 극히 낮습니다. - 영지식 (Zero-Knowledge):
증명 과정에서 검증자는 주장하는 명제의 진실 여부 외에는 아무런 추가 정보도 얻을 수 없습니다.
2. 예시: 알리바바 동굴
가장 유명한 예시로 ‘동굴의 비밀 문(알리바바 동굴)’ 이야기가 있습니다.
- 설정:
증명자와 검증자는 동그란 동굴에 있습니다. 동굴에는 A와 B 두 갈래 길이 있으며, 두 길은 비밀의 문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 증명 과정:
- 증명자는 검증자에게 자신이 비밀의 문을 여는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 증명자는 임의로 A나 B 길로 들어가 숨습니다. 그리고 검증자를 동굴 입구로 부릅니다.
- 검증자는 무작위로 어느 쪽 길로 나오라고 지시합니다.
- 증명자는 이미 비밀의 문을 열 수 있기 때문에, 지시받은 길로 나올 수 있습니다.
- 하지만 한번 만으로는 검증자는 증명자가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비밀번호를 열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나온 것일 수도 있기 때문)
- 반복: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면, 검증자는 증명자가 실제로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단, 이 과정에서 비밀번호 자체는 절대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 과정을 영지식증명의 3가지 조건에 대입시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완전성(completeness) : 위 실험을 여러 번 수행하는 경우에도 증명자가 검증자의 요구를 계속 따르게 된다면 검증자는 증명자가 비밀번호를 안다고 납득할 수 있다.
- 건전성(soundness) : 증명자가 사실은 비밀번호를 모르지만 안다고 거짓말을 했을 경우 검증자에게 언젠가 한 번은 지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증명자가 비밀번호를 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
- 영지식성(zero-knowledge) : 여러 번의 반복을 통해 검증자는 증명자가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납득했지만 비밀번호가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
이 실험에서 증명자는 오직 검증자에게만 자신이 비밀번호를 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이 실험을 관찰하는 다른 제3자들은 증명자가 정말로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지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제3의 관찰자는 증명자와 검증자가 사전에 미리 짜고 그 순서대로 동굴의 문을 열고 나왔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검증자는 자신이 정말로 랜덤하게 문을 지정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증명자가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영지식증명은 오직 해당 증명 과정에 참여한 증명자와 검증자만 사실을 확신할 수 있으며, 이 증명을 관찰하는 제3자는 증명자가 정말로 해당 내용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확신할 수 없는 특징이 있습니다.
3. 영지식증명이 블록체인에서 어떻게 활용될까?
현재 영지식증명은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많이 사용돼요. 예를 들면:
- 프라이버시 코인(Privacy Coin): 거래 정보는 블록체인에 기록되지만, 거래 상대방과 금액은 암호화해서 숨길 수 있어요.
- 익명 거래: 돈을 보냈다는 사실은 공개되지만, 누가 누구에게 보냈는지는 비밀!
즉, 영지식증명을 활용하면 “거래의 진위는 보장하면서도, 개인정보는 보호”할 수 있어요.
채굴자는 거래를 어떻게 검증할까?
일반적으로 채굴자는 거래 내역과 전자 서명을 보고 검증하지만, 영지식증명에서는 정보가 암호화돼 있어서 기존 방식으로는 검증이 어려워요.
✔️ 쉽게 설명하면:
드라마 속 주인공이 가족과 헤어질 때 검을 반으로 쪼개어 한쪽을 자식에게 주는 장면을 떠올려 봅시다.
- 이 검이 신분을 증명하는 키(Key) 역할을 해요!
- 자식은 “나는 주인공의 자식이다!”라고 말하지 않고, 검의 반쪽을 내밀어 증명할 수 있어요.
- 만약 검 조각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면, “아, 이 사람이 진짜 내 자식이구나!”라고 확인할 수 있죠.
이처럼, 영지식증명은 “나는 누구인지 밝히지 않으면서도, 내가 진짜임을 증명”하는 원리예요!
실제 활용 사례
- Zcash (지캐시) – 2016년 최초로 영지식증명을 활용한 프라이버시 코인
- 이더리움 (Ethereum) – 2017년 ‘메트로폴리스’ 업데이트에서 영지식증명을 지원
영지식증명 덕분에 블록체인에서는 개인 정보 보호가 중요한 ‘탈중앙 신원 인증(DID, Decentralized Identity)’ 같은 기술도 발전하고 있어요.
탈중앙 신원 인증(DID)이란?
- 기존 인증 방식 → 신원 확인을 위해 주민등록번호나 여권을 제3자(은행, 기업 등)에 제공해야 함
- DID + 영지식증명 →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고도 본인 인증 가능!
➡️ 즉, 개인정보를 넘기지 않고도 “내가 진짜다!”를 증명할 수 있음!
이 기술은 앞으로 온라인 서비스, 금융, 정부 행정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요.
이처럼 영지식 증명은 정보의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